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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편집 스튜디오

파라노이아가 아니라, 스키조프레니아가 답이다 아이돌 가수 강디니엘이 지난해(2021)에 발표한 디지털 싱글 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자신의 내적 갈등을 가사로 표현하였기에 공감이 컸던 것 같다. 파라노이아paranoia)란, 심각한 걱정이나 두려움으로 내적 갈등을 겪는 편집(증)적 상태를 말하는데, 이와 대비되는 상태를 '스키조프레니아schizophrenia'라 한다. 이 두 용어는 1984년 일본에서 유행어대상(세태를 반영한 말을 선정하여 시상)에서 동상을 수상할 정도로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이 두 용어는 원래 포스트구조주의 철학 용어인데, 유행하게 된 사정은 이렇다. 질 들뢰즈와 펠릭스 과타리의 공저 『안티 오이디푸스』(1977)에서 사용된 이 용어를 비평가인 아사다 아키라(浅田彰)가 『도주론』(..

진실을 편집하는 법 ... 부분적 진실로 전체를 호도하는 법 부분적 진실 ... 진실은 아흔아홉 개 복잡성 어느 조각을 선택할 것인가 조만간 입법 기관은 다음과 같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길거리에 개인 소유의 자율 주행차 운행을 허용할 것인가?’ 입법 기관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지금까지는 무인 자동차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에 불과했다. 구글이 뭔가 진행 중이라고 하고, 테슬라도 뭘 하고 있다. 대형 자동차 제조사들도 자기네 나름의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고 있다. 구글이 만든 볼록하게 생긴 자동차 영상을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디자인이 내 생각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테슬라 자동차를 자율 주행 모드로 운전 중이던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사건은’..

복잡적응계, 비비시스템 이론 복잡계, 창발 현상, 복잡적응계 우리가 말하는 '복잡하다'의 다른 의미는 '어렵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복잡한 것을 이해하고 나면 어렵지 않게 된다. 즉 '복잡하다'의 의미는 상대적 개념이다. 과학에서 말하는 '복잡성 Complexity'은 다르다. 복잡성은 구성 요소들 간의 관계에 의해 발생한다. 수많은 구성 요소와 그것들이 서로 강하게 영향을 주고받는 상태를 과학에서는 '복잡계 Complex System'라고 하고, 복잡계를 이해했다고 해서 복잡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부분의 합과 전체가 다르듯이 미시적인 부분의 특성을 이해했다고 해서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 전체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단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개미, 꿀벌, 철새의 개체적 특성과 무리 ..

글쓰기 비법, 기법이 아니라 내용이 먼저다! 누가 "어떻게 하면 독서를 잘 할 수 있나?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나?"라고 물으면, 내 대답은 "빡세게 읽고 빡세게 쓰는 것이다", 최재천 교수가 하는 말이다(https://youtu.be/tSlGJmlWw0I). 그리고 "글쓰기는 과정이다. 온전히 이해하거나 정리하고 나서 쓰는 것이 아니다" 글이 안 쓰지는 많은 경우, "글쓰기 기법이 아니라,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공부를 먼저 하라", 유시민이 하는 말이다(https://youtu.be/8Ij2sB2WNoc https://bit.ly/3rR2W4Q). 고미숙도 "읽으면 써라. 쓰기 위해 읽어라. 읽고 쓰기 위해 공부하라"고 말한다(https://www.youtube.com/watch?v=..

성경 속 여성비하 - 집단강간, 근친상간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기독교의 경전 『성경』에 실려 있는 내용에 대해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보통 사람이라면, 목사의 설교나 사역자들의 입을 통해 『성경』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해석이라는 것이 수학이나 과학처럼 정확한 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의적 해석이 얼마든지 개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성경 해석에 관한 이론이 있고, 방법과 원리를 가르치는 해석학이 있다. 이를테면, 해석 방법에 있어서 자구적 해석, 풍유적 해석, 비유적 해석 등이 있는데,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 내가 보기에는 모두 자의적 해석인 것 같다. 자의적 해석을 전제로 하면, 성경 내용 중에는 여성비하를 당연시하는 이야기도 있다. 리처드 도킨스는 『만들어진 신 Th..

40명 중 같은 날 생일 가능성은 90% 우리는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그런데 직관적 행동이 합리적인 결과를 얻을 수도 있지만, 어떤 때는 전혀 엉뚱할 결과를 낳기도 한다. 불확실한 직관에 의지 않고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서는 확률을 따져야 한다. 확률은 '불확실성'을 다루는 수학이다. 즉 확률은 직관의 한 예측과 실제 사이의 괴리를 설명한다. 한 교실에 65명의 학생이 있다고 하자. 그러면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을 확률은? 99.76%! [계산식] 1-(365/365)×(364/365)×(363/365)×(362/365)×…×(302/365)×(301/365)≒99.76% 참고로 23명이면 50.73%, 41명이면 90.32, 47명이면 95.48%이다. 나탈리 앤지어 지음/김..

곤충의 떼지능과 인간의 집단지성 곤충이 무리지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떼지능 swarm intelligence'이라는 지적 능력의 기제가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떼지능은 개미, 꿀벌 등 소위 사회성을 가지고 있는 곤충에서 볼 수 있는 '집단지능 collective intelligence'과 같은 것이다. 케빈 켈리가 정리한 '벌떼마음 hive mind을 '집단마음 group mind'도 집단지능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집단지능은 집단을 하나의 개체로 볼 때 그 집단이 가지고 있는 지적 능력을 말한다. 집단은 사람, 동물, 컴퓨터 네트워크 등 다양하다. 집단지능의 대표적인 예는 사회적 생활을 하는 곤충집단의 행동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아프리카의 버섯흰개미는 한 마리 한 마리는 불가능하지..

단군의 등장과 어원 단군(檀君 tangun)은 하늘 또는 천신을 의미하는 원시 알타이어로 몽골어 ‘Tengri', 터어키어 ‘Tangri’ , 일본어 ‘Tengu ’와 같은 어원이다. 현재 전라도에서 무당을 지칭하는 방언 '당골(단골)'도 고대 제정일치 시대에는 제사장을 가리키는 단군이었다. 그리고 중국의 내몽고지역에서 유목생활했던 서하(西夏) 민족을 '탕구트(Tangut)' 또는 '탕구르(Tangur)'라고 불렀으며, 문헌에서는 '丹穴'로 차음 표기하기도 했다. 서하(西夏)는 13세기 칭키즈칸에 멸망하고 그 민족은 돌궐, 퉁구스, 거란, 여진 등의 부족으로 이합집산하였다. 단군(檀君 tangun)이 환인(桓雄)과 웅녀(熊女) 사이에서 태어나 왕검성(王険城 현재 平壌)을 도읍으로 정하고 국호를 조선(朝鮮..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독재와 권위주의에 저항하여 분출된 프랑스의 68혁명 이후 탈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세계적 명성의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근대현대적 감옥과 사법제도는 '인간적' '합리'라는 명분으로 사회의 인간화에 기여하기는커녕 권력 강화에 이용하고 있다. ☐ ‘감옥의 역사’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감시와 처벌』(1975)의 출간에 대해 푸코는 “이것은 나의 첫 번째 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말은 자신의 과거의 학문적 성과에 대해 거부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푸코는 또한 이 책에 대해서 “생산자의 소유를 벗어나 누구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들고 다니면서 쓰일 수 있는 연장통”이 되기를 바랐다. 그 연장통에는 부르주아와 사회의 벽과 틀을 보다 안전하고 튼..

세계를 양분하는 근대의 원동력 ─ 커피와 홍차 유럽에서 녹차보다 홍차가 더 사랑받는 것은 ‘설탕’ 때문? 커피와 함께 세계를 양분한 음료로 ‘차’를 들 수 있다. 차는 커피와 전혀 다른 맛과 향을 가진 중국차, 일본차, 홍차가 있는데, 세 가지 모두 차 나무 잎으로 만들어진다. 맛과 향의 차이는 만드는 제법製法에 따라 다르다. 일본의 녹차는 나무에서 딴 잎을 가열 처리하여 발효시키지 않은 것이다. 중국의 우롱차나 푸얼차는 발효 도중 찻잎을 가열하여 발효를 멈춘 반발효차다. 홍차는 나무에서 딴 찻잎을 건조하여 비벼서 완전 발효시킨 차로 영국을 비롯하여 유럽에서 즐겨 마시는 차이다. 차는 원래 중국의 윈난성(雲南省)에서 인류 최초로 재배되었다. 처음에는 커피처럼 음료가 아닌 채소의 일종으로 조리해서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