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인문학 (21)
세상편집 스튜디오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철과 유리로 만든 '판스워스 하우스' 한옥의 나무와 창호지 대신에 철과 유리로 지은 판스워스 하우스 (미스 반 데어 로에는) 4기에 접어들어서는 기둥 구조만으로 완전한 동양식 공간의 주택을 구현하게 되는데 그것이 ‘판스워스 하우스 Fansworth House’(1946~1950)다. ‘판스워스 하우스’는 가끔씩 강이 범람하면 침수되는 지역에 지어져 있어서, 침수를 피하기 위해 집을 땅에서 조금 띄워서 지어야만 했다. 이를 위해서 미스는 기둥 구조를 사용하여 집을 반 층 정도 오려서 지었는데, 집의 거실이 있는 층에 올라가기 전 중간 정도 높이에 데크를 설치했다. 그 데크를 밟고 올라가면 지붕이 덮인 두 번째 데크 공간이 나온다. 그 공간을 거쳐서 집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공간의 ..

CIA 와 MoMA가 낳은 추상표현주의 잭슨 폴록 지금까지 미술시장에서 거래된 최고가의 미술작품은 2006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억 4,000만 달러에 낙찰된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의 「넘버 5」. 대중에게 그토록 인기가 있는 반 고흐, 르누아르 등 인상파 대가들조차 따돌리고 폴록이 이렇게 최고의 작품 값을 자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일정 부분 냉전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있다. 폴록은 추상표현주의의 빛나는 스타다. 추상표현주의는 제2차 세계대전 말 형성되기 시작해 1950년대에 절정에 이른 미국의 미술 사조. 이름이 시사하듯 추상의 세계를 추구하되 이를 표현주의적으로 거칠게, 과감하게 표출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폴록이 최고의 간판스..

플라톤주의의 '노예의 도덕', '주인의 도덕'으로 운명을 사랑하라는 니체 쇼펜하우어의 철학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사람 중 한 사람이 프리드리히 니체다. 니체는 '노예의 도덕'을 가르치는 기독교적 가치와 부르주아 문화를 신랄히 비난했다. 플라톤주의에서 시작된 서양철학의 도덕과 가치는 파괴되어야 하고, 그래서 자신이 망치로 신을 죽였다고 했다. 니체는 고대 그리스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삶에 대한 태도는 '죄-고통-심판의 사후세계'의 기독교적 부정이 아닌, '자유-쾌락-현실세계'에 대한 긍정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기 위해 신까지 모독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들에게 고통이란, 현실의 삶에 죄를 끌어들여 쾌락을 억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만약에 자신의 운명이 불행하다면, 그것..

'폭풍의 화가' 이탈리아 아스트로라비오화랑 변시지초대전 여행 메모 (3) 10월 18일 ① 9시경 나폴리를 향해 자가용차로 출발 12시경 나폴리에 도착. 먼저 시내의 정유공장이 있는 곳을 통과하여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들러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스케치 두 장 사생 ② 폼페이 고적(분화의 용암 미라)을 구경했다. 그러고 나서 소렌토(Sorrento)의 전망대에 가서 나체 해수욕장을 내려다보고, 로마시대에 시인들이 여기에서 시를 읊었다고 한다. 일단 호텔로 돌아온 다음에 이 지방의 민족(역자주: 민속) 쇼를 하는 그룹 연예장에 가서 구경했다. 다음날(10월 19일) 소렌토(Sorrento)를 한 바퀴 돌면서 SANA CAPRI에 있는 가장 높은 곳을 케이블카로 올라가서 기념사진을 찍고 내려온 다음, ○○○..

'폭풍의 화가' 이탈리아 아스트로라비오화랑 변시지초대전 여행 메모 (2) 10월 11일 로마 중심가에 있는 리파프리광장(역자주: 피렌체의 리퍼블릭광장?)의 야경이 훌륭하다. 중앙에 분수가 조각에 물을 뿌리도록 되어 있고, 높은 건축물 아래에 있는 작은 무대에는 음단(音團)에 의해 노래와 음악이 관광객을 즐겁게 한다. 관광객은 물을 마시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10월 12일 스페인계단(스페인공원)으로 불리는 광장은 그림을 그려서 파는 화가와 물건을 파는 장사꾼, 그 외는 외국인이 대다수이고 상가도 이탈리아에서는 최고급품만 파는 곳으로 90%가 외국인이고 일본인도 주로 여기에 모여 있다. 밖에서는 영어가 통하지 않지만, 여기서는 잘 통한다. Astololabio화랑(역자주: Astrolabio 화랑)에서..

'폭풍의 화가' 이탈리아 아스트로라비오화랑 변시지초대전 여행 메모 (1) (1981년) 10월 5일 수속(출국) 5시 30분 서울 출발 타이페이 도착 오후 7시 50분경 비행장(공항) 대합실에서 30분 정도 쉬고 나서 다시 홍콩으로 출발했다. 오후 9시 50분경에 도착했지만 적당한 호텔이 없어 여행사 김 사장 댁에서 하룻밤 신세지고, 다음날 오전 8시 30분 발 비행기로 방콕으로 향했다. 2시간 걸리지 않아 도착했지만, 로마행으로 환승하기까지 12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시내구경을 하기로 했다. 방콕의 자연 그 자체는 제주도와 비슷하지만 강한 생물의 생리와는 대조적이고 여성적인 온화한 느낌으로 온실에서 키운 것 같은 식물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과연 종교의 고도(古都)답게 훌륭한 사원이 많고, ..

'폭풍의 화가' '가슴에 칼을 품은 화가' 변시지의 일본어 육필 메모 '폭풍의 화가' '가슴에 칼을 품은 화가'(문화마케팅 평론가 황인선 표현)로 불리는 변시지 변시지는 1926년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나 여섯 살이 되던 해에 가족과 함께 일본 오사카로 건너갔다. 거기에서 소학교를 다녔고, 1945년 오사카미술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한 후 1957년 귀국할 때까지 일본에서 활동하였다. 귀국 후 서울에서 서울대를 비롯해서 몇몇 대학과 고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하다 쉰이 되던 해인 1975년에 제주대학 미술학과에 재직하면서 그곳에 정착하였다. 제주에서 생활하면서 특유의 황토색 바탕 위해 검은 투박한 필선으로 제주의 정서를 표현하였다. 이 시기에 40여 점의 작품을 그렸다. 제주 생활 중, 1981년 이탈리아..

왜 살아지는 지에 대한 대답! 서평 이 책은 우리가 왜 살아지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주의 모든 생명체는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어떤 지적 설계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태초의 혼돈된 우주의 수프에서 우연히 나타난 분자가 화학적 작용에 의해 자기복제 능력을 갖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진화생물학을 전공한 저자는 이 책의 서두에서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이기적 유전자들이 자신을 오래도록 보존하고 널리 퍼뜨리기 위해 만든 일종의 기계, 즉 생존기계에 불과하다고 전제하고 있다. 저자의 비유에 따르면, 생명체를 로봇이라고 하면 유전자는 그 로봇을 제어하는 프로그램으로서 가능하면 체내에 들어앉아 있는 유전자를 오랫동안 그리고 널리 세대를 걸쳐 전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저자는 이 ..

미스 반 데어 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 1886~1969)는 20세기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독일 출신 건축가이다. 르 코르뷔지에, 프랭크 로이드와 함께 근대근축의 3대 거장, 또는 발터 그로비추스를 넣어 4대 거장으로 불린다. 「Less is more」 「God is in the detail」로 유명한, 근대주의 건축가의 개념 성립에 공헌하였다. 기둥과 보에 라멘 구조의 균질한 구조체가 내부의 모든 기능을 허용한다는 의미의 유니버설 스페이스 개념을 제시하였다. 유현준은 『공간이 만든 공간』 (을유문화사, 2020)에서 미스 반 데어 로에의 건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벽돌 시골집, 1924년: 절반의 성공 미스의 ‘벽돌 시골집’은 기하학적 추상 미술 그룹 데 스테..

비비시스템 vivisystem 영화 (감독 워쇼스키)에 결정적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하고, 뉴욕타임스가 ‘모든 경영인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하는 『통제 불능 Out of Control』의 작가 케빈 켈리는 이 책에서 “태어난 것들과 만들어진 것들의 결합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비비시스템 vivisyste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21세기를 예측하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만들어진 것이든 태어난 것이든 생명과 유사한 특성 lifelikeness을 갖고 있는 시스템’은 모두 비비시스템이라 한다. 가령 생명체와 생태계로 알려진 생물 공동체와 로봇, 기업, 경제와 같이 인간이 만든 것들이 비비시스템에 해당된다. 요컨대 비비시스템은 다름 아닌 복잡적응계 complex adaptive sys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