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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시스템 vivisystem과 떼지능 swarm intelligence 본문
비비시스템 vivisystem
영화 <매트릭스>(감독 워쇼스키)에 결정적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하고, 뉴욕타임스가 ‘모든 경영인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하는 『통제 불능 Out of Control』의 작가 케빈 켈리는 이 책에서 “태어난 것들과 만들어진 것들의 결합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비비시스템 vivisyste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21세기를 예측하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만들어진 것이든 태어난 것이든 생명과 유사한 특성 lifelikeness을 갖고 있는 시스템’은 모두 비비시스템이라 한다. 가령 생명체와 생태계로 알려진 생물 공동체와 로봇, 기업, 경제와 같이 인간이 만든 것들이 비비시스템에 해당된다. 요컨대 비비시스템은 다름 아닌 복잡적응계 complex adaptive system의 다른 명칭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아 있는 세포, 사람의 뇌 그리고 증권거래소, 이들은 과학적 주제로서 공통점이 없는 듯하지만 복잡성 과학 science of complexity에서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것이다. 즉, 복잡성 과학의 기본 전제는 복잡 적응계가 자발적으로 질서를 형성하는 이른바 자기 조직화 self-organization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조직화에 의해 단순한 구성 요소를 모아 놓은 전체 구조에서 새로운 특성이나 행동이 나타난다. 그것은 떼지능 또는 군집지지능으로 불리는 swarm intelligence이다. 집단적 사회생활을 하는 꿀벌이나 개미, 물고기떼, 새때 등에서 볼 수 있다.
케빈 켈리는 이 책에서 "우리가 생명의 힘을 창조된 기계에 불어넣으면 우리는 기계들을 제어할 힘을 잃어버리게 된다. 기계들은 야생성을 획득하고, 또한 야생에 수반되는 의외성을 띠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신들이 마주하게 되는 딜레마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끝으로 “경제, 생태계, 인간 문화 같은 비비시스템은 어떤 곳에서도 제어하기가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다.
떼지능 swarm intelligence
자연계에서 개미, 꿀벌, 새, 물고기 등 무리를 이루어 사회생활을 하는 생명체는 떼지능 swarm intelligence을 가지고 있다. 집단지능 collective intelligence의 일종이다. 단일 개체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무리를 이루고 역할을 분담함(자기조직화)으로써 개별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집단생활을 하는 이들 생명체는 한 개체의 리더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다. 즉, 각 개체의 행동을 지시하는 중앙통제 시스템 없이 각 개체는 아주 간단한 규칙에 따라 자발적 본능으로 행동하며, 또 전체의 규칙을 이해하지 못한 채 무작위의 상호작용을 통해 마치 "집단지능"에 의해 움직이는 것처럼 행동을 한다.
이러한 자발적 자기조직화의 특별한 성질 때문에 떼지능의 메카니즘은 무인자동차 제어, NASA의 행성지도 작성, 체내 암세포 제거를 위한 나노로봇 제어, 데이터 마이닝 등에 응용되고 있다.
자연계에서 생명체는 자연선택과 자기조직화의 결합으로 진화하는데, 자기조직화의 떼지능 메카니즘이 중요하다. 카우프만은 1995년에 펴낸 <우주의 안식처에서 At Home in the Universe>에서 자기조직화가 자연선택보다 더 중요한 질서의 근원이라 하였다. 다시 말해서 자기조직화에 의해 나타나는 자발적인 질서가 모든 생물에서 볼 수 있는 질서 대부분의 기초가 된다는 것이다.
카우프만은, 생명은 자발적인 질서와 그 질서를 정교하게 하는 자연선택의 상호 협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생물체는 우연의 산물임과 동시에 자기조직화라는 질서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참고: 케빈 켈리/이충호, 임지원 옮김 『통제 불능』 김영사(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