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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의 떼지능과 인간의 집단지성
곤충이 무리지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떼지능 swarm intelligence'이라는 지적 능력의 기제가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떼지능은 개미, 꿀벌 등 소위 사회성을 가지고 있는 곤충에서 볼 수 있는 '집단지능 collective intelligence'과 같은 것이다. 케빈 켈리가 정리한 '벌떼마음 hive mind을 '집단마음 group mind'도 집단지능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집단지능은 집단을 하나의 개체로 볼 때 그 집단이 가지고 있는 지적 능력을 말한다. 집단은 사람, 동물, 컴퓨터 네트워크 등 다양하다. 집단지능의 대표적인 예는 사회적 생활을 하는 곤충집단의 행동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아프리카의 버섯흰개미는 한 마리 한 마리는 불가능하지만, 집단이 되면 흙과 나무를 침으로 붙여 수 미터 높이의 집을 짓는다.
인간의 집단(행동)에 대해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영국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1795~1881)은 "나는 개인이 모르는 것을 집단이 알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했다.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광기 어린 개인은 드물지만 집단에는 그런 분위기가 항상 존재한다"고 하며 경계했다. 인간의 집단지성이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비이성적 군중이나 맹목적 종교집단으로부터 광기 어린 폭력, 압제를 많이 경험했다.
생명은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자연선택과 자기조직화의 결합에 의해 창발
미국의 생물학자 스튜어트 카우프만은 생명체가 어떻게 발생하고 진화하는지 대해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연구를 했다. 그 결과, 생명체의 발생과 진화는 복잡하고 무질서한 혼돈 속에서 자연선택과 자기조직화의 결합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이론을 발표하였다.
카우프만은 1995년에 쓴 『우주의 안식처에서 At Home in the Universe』에서 개체의 발생이나 진화는 무작위적인 돌연변이로 작용하는 자연선택만이 유일한 원천이 될 수는 없으며, 자기조직화와 상호작용을 하였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자기조직화가 자연선택보다 더 중요한 질서의 근원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카우프만은 복잡적응계를 구성하는 요소가 완전히 고정되거나 반대로 완전히 무질서한 행동을 하는 영역에서는 새로운 생물체가 발생하거나 진화할 수 없다고 했다. 즉 질서와 혼돈 사이에 평형이 이루어지는 영역, 즉 혼돈과 질서를 분리하는 지극히 얇은 경계선인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출현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카우프만은 생명은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자연선택과 자기조직화의 결합에 의해 창발하는 질서에 의존해서 유지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참고]
- 케빈 켈리/이충호, 임지원 옮김 『통제 불능』 김영사(2019), pp. 10-12
- 매일경제 [이인식 과학칼럼] 2016-04-29